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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챗] 컬리페이 CTO 조문옥님을 만나다

Created
2023/06/29
Tags
커피챗
나는 링크드인을 꽤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감명 깊은 일이나 생각을 종종 정리해서 올리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소식을 살펴본다거나, 나를 조회하고 간 사람을 보곤 한다. 약 10일 전 컬리페이 CTO인 조문옥님께서 내 프로필을 조회했었다. 내게는 CTO가 프로필을 조회하고 간다는 일이 꽤나 생소했기 때문에 적지 않게 놀랐는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1촌 신청까지 온 것을 알림으로 받아 볼 수 있었다.
별 생각 없이 보냈으리라 생각했지만, 내가 일할 필드의 선배님이시기도 하셔서 DM을 보냈다. 그렇게 반갑다는 인사의 회신과 함께, 커피챗 한 번 하는게 어떤지 제안을 해주셨다. 내게는 드문 기회였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커피챗 일정을 잡았다. 그렇게 커피챗의 일정이 6월 29일로 잡히게 되었다.
6월 29일 당일에는 비가 굉장히 많이 내렸다. 오전 10시에 뵙기로 했는데, 곧 취업하면 나도 출근하게 될 입장이기도 했고, 미리 가서 할 일을 좀 해야겠다 싶어서 9시라는 조금은 이른 시간에 역삼역 근처의 스타벅스에 도착했다. 어떤 질문을 하면 좋을지, 나를 소개할 때는 어떻게 하는게 좋은지 고민을 하다보니, 1시간의 여유 시간 동안 하려고 했던 일은 전혀 하지 못했다.
6월 20일에 커피챗 일정을 잡았을 때 이후로, 링크드인과 잡플래닛 등 여러 플랫폼에 분산된 이력들을 링크드인에 몰아서 정리하기도 했던 덕에, 링크드인을 기반으로 소개를 해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신입으로서 기술을 어떻게 바라보고 쌓아가야하는지, 내 나이 대에는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목표로 하셨는지 등의 질문을 고민했다.
그리고 10시가 되기 직전에 마켓 컬리가 있는 한국 타이어 빌딩 1층에 도착했다. CTO님께서는 비 때문에 조금 늦으신다고 연락이 왔고 5분 정도 지났을 즘 만나뵐 수 있었다. 마켓 컬리 건물 끝층에는 컬리 임직원들을 위한 카페테리아가 있는데, 거기 가서 얘기를 나누자고 하셨다. 엘레베이터 줄이 좀 길었던 덕인지 CTO님과 컬리 임직원분의 대화를 본의 아니게 엿들으면서 업무 분위기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카페테리아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씩 받아서 자리를 잡았고, 가벼운 분위기로 얘기를 진행하게 되었다. CTO님께서는 먼저 디엠을 보낸 것을 되게 좋게 보셨다고 했다. 내 입장에서는 먼저 1촌 신청을 보내주셔서 인사를 드렸을 뿐인데, CTO님께서는 종종 학교 후배나 다른 개발자들에게 1촌 신청을 보내기도 한다고 하셔서 그럼에도 디엠을 보내줘서 너무 좋았다고 하셨다. 그리고는 내가 했던 프로젝트를 링크드인을 통해서 보여드렸고, CTO님께서는 실제로 배포가 된 건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인지 물어보셨다. 그렇다는 답과 함께 테스트 코드에 대한 아쉬움을 함께 말씀드렸더니, 실제로 잘 동작하는 걸 혼자서 다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이 없다고 위로와 격려, 그리고 칭찬을 해주셨다.
헬스토피아, K-Lab, Dr.Haru 등 내가 만든 것을 소개하고 보여드린 뒤에 CTO님께서는 현재 어떤 일상을 보내는지 여쭤보셨다. 취업을 위해서 이력서를 써보고 있다고 말씀 드렸더니, 내가 해왔던 프로젝트로는 이력으로 쓰기 애매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충분히 기분 나쁠만한 얘기임에도 가감 없이 말씀해주셨고, 그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게 도와주셨다. 아마 이력이라고 함은 단순히 개발을 하는 것 이상이라서가 아닐까 했고, 내가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또 무엇을 하냐고 이어서 물어보셨는데, 코딩 테스트를 위해 요즘 문제를 많이 풀고 있다고 말씀 드렸다. 아무래도 코딩 테스트를 뚫는 것은 기본이니 잘 하고 있다고 해주셨고, 컬리 쪽에서는 신입 채용 시기가 끝나서 아쉽다고 하셨다. 잘 준비하고 있으면 신입 채용이라도 올라왔을 때 공고라도 알려준다고 위로해주셨다.
감사한 얘기들을 보내고 나서는 내가 생각했던 여러 질문들을 드렸다. 일단 나처럼 신입 시기를 보내셨을텐데, 당시 CTO님께서는 어떤 것들을 했는지 여쭤봤다. 개발에 몰두하고 기술적인 독립을 이루려고 많이 노력하셨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기술적인 독립이 무엇인지도 되짚어보기 위해 의미를 여쭤봤는데, 내가 생각한대로 어떤 것이든 목적에 맞는 기술을 적절히 사용하여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는 그런 능력을 갖췄다라고 언제 쯤 체감을 하셨는지도 여쭤봤다. 무려 6년차에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하셨다. 굉장히 많이 동기부여가 되었다. 무엇을 해야할지 정확히 이해가 되었는데, 기술 공부에 몰두 해야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내가 신입 때 가져야할 태도나 해야할 것들이 무엇이 있을지 여쭤보니, 스스로 생각했을 때 기술적 독립을 이룰 때까지 기술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지금은 내가 사용하는 기술이 나를 만들고 있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기술이 내 정체성을 흔들지 않는 수준까지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얘기를 하는 도중에 CTO님께서는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꼭 챙겨보고 있고 그 기술을 머리에 있는 카테고리 중 하나에 배치한다고 하셨는데, 나도 새로운 기술을 익힐 때마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는 CTO님 위치면 개발 문화를 만들 수도 있고 좋은 개발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실 것 같은데, 컬리와 컬리페이의 개발 문화는 어떤지와 어떤 것들을 신경 쓰고 있으신지 여쭤봤다. 대체로 CTO님께서는 쓸데 없는 과정은 버리고 애자일에 초점을 두시는 듯 했다. 그리고 컬리와 컬리페이는 개발 문화가 많이 다른데, 컬리 페이의 개발 문화가 좋다고 많은 어필을 해주셨다.
대략 1시간 동안 CTO님의 시간을 소모시켰는데, 굉장히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았다. 자칫 취업하고 나서는 무뎌질 수도 있는데, 내가 신입으로써 추구해야 하는 바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좋은 곳 취업해서 다시 찾아뵙고 얘기를 나누고 싶다.